
서부에서 가장 빠른 총잡이, 슈팅 게임 Tribes의 역사

Scott Youngblood는 Dynamix의 본인 사무실에서 일하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David Moore의 방문을 받았습니다. 때는 1997년. 장소는 오리건, 유진이었습니다.
Moore는 Quake 출시 전까지 'Doom Killer'로 알려졌던 Dynamix의 신작 1인칭 슈팅 게임의 플레이어 물리 효과를 개선하고 있었습니다. "Moore가 내 사무실로 와서 '물리 효과를 손보던 중에 버그를 찾았어요. 그걸 어떡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보여드리려고요.' 그러더라고요." Youngblood의 말입니다.
흥미를 느낀 Youngblood는 Moore의 사무실로 따라가서 Moore의 의자에 앉았습니다. 프로그래머는 Youngblood에게 버그를 재현하는 법을 보여주었습니다. 제트팩이 있는 SF 슈팅 게임 속에서 Moore는 Youngblood에게 언덕 꼭대기로 날아가라고 했고, 내리막에 들어가자 스페이스 바를 연달아 누르라고 했습니다.
"맨 위까지 제트팩을 타고 날아간 다음 스페이스 바를 연타하기 시작했어요. 제 캐릭터가 언덕 경사를 타고 내려가면서, 그 메커니즘을 써서 평소보다 가속도를 많이 얻을 수 있었죠." Youngblood의 말입니다.
당시 Youngblood는 스키광이었습니다. Dynamix를 설득해서 훗날 Front Page Sports: Ski Racing이라고 알려질 스키 게임을 만들기까지 했죠. Youngblood는 본인 캐릭터가 경사를 타고 내려오는 것을 본 순간, 그것이 얼마나 큰 변화를 불러올지 깨달았습니다. "다음 언덕에 도착했을 때쯤에는 더 볼 것도 없었습니다. '이거 고치지 맙시다. 이걸 고려해서 내가 맵을 디자인하는 방식을 바꿀게요.'"

이 '운 좋은 실수'는 역대 최고로 빠른 멀티플레이어 슈팅 게임 Tribes가 진정으로 탄생한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리즈의 첫 편 Starsiege: Tribes는 비단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국에서 1998년 12월에 출시된 Dynamix의 슈팅 게임은 멀티플레이어 경쟁작들보다 훨씬 앞서 있었습니다.
Starsiege: Tribes는 Quake 3 및 언리얼 토너먼트보다 일 년이나 앞서 출시된 팀 기반 멀티플레이어 전용 슈팅 게임이었을 뿐만 아니라 제트팩의 존재와 스키를 타는 듯한 움직임을 통해 당시 판매되는 다른 어떤 게임과도 차별화된 플레이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이런 도구를 써서 광활한 맵에서 엄청난 가속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투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적을 때리려면 몇 수 앞을 내다보아야 하는 경우가 잦았죠.
취향에 맞는 사람에게는 어떤 멀티플레이어 슈팅 게임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Tribes는 독창성과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Quake와 언리얼 토너먼트 등 여타 멀티플레이어 슈팅 게임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Counter-Strike는 말할 것도 없고요. 겉보기에 Tribes는 멀티플레이어 FPS 시장에서 고정석을 차지해야 마땅했지만, 실은 몇 번이나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했습니다. 게임과 게임 사이 10년이나 되는 간격을 두고 개발사와 퍼블리셔 사이를 오가기 일쑤였죠.
여기에는 무수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게임 디자인상의 실수, 게임 속 팀들만큼이나 부족을 방불케 하는 커뮤니티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핵심에는 근본적 질문이 있습니다. 왜 Tribes의 특징적 기능은 그토록 개발을 어렵게 만들까요?
Fear 팀
90년대에 제작된 많은 슈팅 게임처럼, Tribes도 급변하는 업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정신없이 개발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슈팅 게임 신작 하나하나가 기술력과 게임 디자인의 엄청난 진일보를 보여주는 듯했죠. Youngblood는 Starsiege: Tribes와 엔진만 같을 뿐 큰 관련은 없는 스키 게임을 마무리한 다음 Dynamix 사장 Jeffrey Tunnell에게서 Starsiege: Tribes 프로젝트의 팀장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Fear 팀이라고 불렸습니다." Youngblood의 회상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그 프로젝트랑 별 접점이 없었죠."
그래도 Youngblood는 기쁜 마음으로 Fear 팀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게임 개발이라면 뭐든 기쁜 마음으로 했죠. Youngblood가 Dynamix에 입사한 것은 몇 년 전이었습니다. 오리건 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 학위를 받기 위해 공부하던 중 입사 제의를 받았습니다. Dynamix가 뭘 하는 회사인지도 몰랐지만, 면접을 보겠다고 승낙했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회사에는 약 25명의 직원이 있었습니다." Youngblood의 말입니다. "처음으로 회사에서 미팅을 하는데, 누가 맥주로만 가득 찬 카트를 끌고 오더군요. 다들 맥주를 무척이나 반겼습니다. 진짜 최고의 회사구나 싶었죠."

Youngblood는 Fear 팀에 들어갔을 때 게임에 거의 기술적 뼈대만 있었다고 말합니다. 원래 Starsiege Tribes 1의 구상은 훨씬 단순한 슈팅 게임이었습니다. 싱글 플레이어 캠페인과 멀티플레이어 기능을 둘 다 갖추고, Dynamix가 1994년 작 Metaltech: Earthsiege에서 처음 확립한 Starsiege 세계관을 배경으로 할 예정이었죠.
그런데 운명의 장난이 벌어집니다. Youngblood는 Tribes 프로그래머 Mark Frohnmayer와 함께 1997 Red Annihilation Quake 토너먼트에 참여하러 애틀랜타로 갔습니다. 그 대회에서 Dennis "Thresh" Fong은 John Carmack의 Ferrari를 상품으로 받았죠.
"그 선수가 다른 선수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로켓 점프를 쓰는데, 그걸 보고 완전 깜짝 놀랐어요." Youngblood의 말입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정도로 자유로운 플레이였습니다. 이걸 우리 게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나온 게 제트팩이었어요."
일단 제트팩이 추가되자 나머지도 자연히 뒤따랐습니다. 스키 버그가 발견되자,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맵이 지형 기반이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졌죠. "덕분에 당시의 다른 모든 게임과 차별점이 뚜렷해졌습니다." Youngblood의 말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다른 슈팅 게임들은 전부 실내 기반으로 제작됐거든요."
Tribes의 유명한 원반 발사 무기 Spinfusor는 일반적인 로켓 발사기의 변형이었습니다. "투사체가 강력하되 비교적 느리게 움직였으면 했습니다. 날아오는 걸 보고 잘하면 피할 수 있게요." Youngblood의 부연 설명입니다.
Youngblood는 Tribes 개발을 즐겼지만, 업무량을 소화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Youngblood는 "아내가 자기를 Tribes 과부라고 부르더군요. 출근해서 오후 10시, 11시까지 일하곤 했죠. 밤에는 당시의 저렴한 기가바이트 드라이브였던 Jaz 드라이브에 최신 빌드를 담아서 집에 가져와서는 자기 전까지 계속 일했어요."라고 말합니다.
Dynamix 마케팅 부서가 싱글 플레이어 캠페인을 빼자고 제안하자 Youngblood는 동의했고, 덕분에 숨을 돌림 짬이 생겼습니다. "전망이 별로 안 좋았어요. 우리가 만든 엔진은 다들 익숙했던 싱글 플레이어 레벨을 지원하지 않았거든요. 사각 기둥을 둥근 구멍에 끼워 맞추려고 하는 격이었죠."
그래도 Youngblood는 자신이 명작을 만들고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회사 사람들에게 말해야 할 지경이었어요." Youngblood의 말입니다. "근무 시간에 Tribes를 플레이하지 말라고요."
Tribes는 E3 Sierra 부스에서 데뷔했고, 그 옆에서는 Valve라는 신생 회사에서 개발 중인 게임이 시연됐습니다. "Half-Life를 해보러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Tribes 쪽에서 웅성웅성하는 것을 듣거나 보고 와서는 플레이해 보시더라고요. 정말 굉장했어요." Youngblood가 회상합니다.

1998년 12월에 출시됐을 당시, Starsiege: Tribes는 팬층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업적으로는 그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Starsiege: Tribes가 당대 최고로 많이 불법 복제된 게임 중 하나였거든요.
"일부러 게임에 복제 방지 장치를 하나도 안 넣었어요." 뜻밖에도 Youngblood는 게임의 저조한 매출에 개의치 않았습니다. "게임이 꽤 입소문을 탔기 때문에 어차피 속편을 작업하게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Tribes의 진화
예상대로 Starsiege: Tribes는 삼 년 후에 후속작이 나왔습니다. 속편은 상업적으로 성공해서 200,000부가 넘게 팔렸습니다. 하지만 전작과 비교하면 느낌이 많이 다른 게임이었습니다. Youngblood는 게임이 바뀌었듯 회사도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개발에 임하는 태도부터 달랐어요. Tribes 1을 개발할 때는 아무도 초과 근무를 강요받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Tribes 2는 초과 근무가 강제였어요." Youngblood의 말입니다. "많은 사람이 번아웃을 겪었습니다." Tribes 2 개발이 시작되고 열 달 후, Youngblood는 Dynamix를 떠났습니다.
Starsiege: Tribes 팬과 Tribes 2 팬으로 플레이어층이 나뉠 정도로 두 게임이 주는 느낌의 차이는 커뮤니티를 양극화시켰습니다. "Tribes 2의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죠." 네 번째 Tribes 게임 Tribes: Vengeance의 선임 게임 디자이너 Michael Johnston의 말입니다. "Tribes 2는 느리고 진흙탕 같은 느낌이었어요. 물리 효과와 그래픽 둘 다 문제였죠."
Johnston과 Tribes의 관계는 시리즈의 첫 게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Johnston은 Imperial Elite라는 팀에서 뛰었는데, 새 천 년이 시작될 당시로서는 게임을 가장 프로답게 플레이하는 방법이었습니다. "2000년에 Tribes Gala라는 큰 대회가 있었어요. 본선에 진출하는 팀은 비행기를 타고 산호세로 가서 $10,000 가방을 두고 무대에서 경쟁할 예정이었습니다." Johnston의 말입니다. "우리가 결국 그 대회에서 우승했어요."

Johnston의 플레이어 커리어는 모딩으로 방향을 틀게 됩니다. 결국 Sierra의 초대를 받아 Tribes 2의 느낌을 고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모드를 만들게 됩니다. "그냥 물리 변수를 조정하는 게 아니었어요. 규모와 속도의 체감을 바꾸기 위해 아트를 바꾸는 거였죠. 해결하기 되게 복잡한 문제였거든요."
Sierra는 이 모드에 크게 감명을 받아서 Johnston을 Irrational Games에 소개했습니다. 시리즈의 다음 PC 게임 Tribes: Vengeance를 개발하기로 막 계약한 회사였습니다. 그 게임을 작업하기 위해 Johnston는 본국 캐나다에서 호주로 이사했습니다. Vengeance의 개발은 슈퍼히어로 RPG Freedom Force 개발을 막 마무리한 Irrational Canberra가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팀원들을 투입할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고 있었어요." Irrational의 공동 창립자 Jon Chey의 회상입니다. "Sierra에게는 Tribes 프랜차이즈의 개발을 맡아줄 숙련된 FPS 팀을 찾는 열혈 팬들이 있었죠." 하지만 Irrational이 System Shock 2로 유명하고 보스턴 지사가 SWAT 4를 작업 중이긴 했어도, Chey가 시인하듯 캔버라 팀은 당시 FPS 개발 경험이 많지 않았습니다.
퍼블리셔는 Vengeance에 싱글 플레이어 캠페인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Sierra 측의 입장은 신규 플레이어 유입을 위해 싱글 플레이어가 아주 탄탄한 게임을 원한다는 거였죠.'' Tribes: Vengeance의 수석 디자이너 Ed Orman의 말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게임을 대폭 수정할 권한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Tribes 1과 Tribes 2 사이에서 하나의 진정한 Tribes 경험이 무엇인지 열렬히 옹호하는 파벌이 나뉘어 있었죠."

Dynamix가 배웠듯, Tribes의 싱글 플레이어 캠페인을 만드는 것은 굉장한 난제였습니다. Tribes 같은 게임에는 일반적 FPS 레벨 디자인을 적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Irrational Canberra는 각 레벨을 사실상 오픈 월드 게임의 축소판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레벨 디자인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많이 부숴야 했어요. 플레이어가 가야 하는 장소를 만드는데, 어느 방향에서나 들어갈 수 있게 만들고 싶었고, 그러려면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적들과 방비가 필요했죠." Orman의 말입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그 방비를 뚫어야 하고, 기지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런 기지의 실내는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였습니다. "스키 시스템을 써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사면이 있는 기지 내부 구조를 설계해야 했습니다." Vengeance의 수석 아티스트 Andrew James의 말입니다. "벽에서 떨어지면 이렇게 스케이트보드 보울 같은 동작을 해서 다시 올라갈 수 있었죠."
즉, 각 레벨이 실외 맵과 실내 맵이라는 두 레벨로 구성되어 있는 셈이었습니다. "저희에겐 그럴 예산이 없었어요. 돌이켜보면 그게 큰 문제였죠. '아이고, 작업량이 예상보다 두 배가 됐잖아.' 싶었어요." Orman의 부연 설명입니다.

싱글 플레이어 스토리는 Tribes의 방대한 세계관 속에서 몇십 년의 역사에 걸쳐 몇몇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 여행 모험을 선보였습니다. "이런 방식의 장점은 사건을 다른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거예요." Orman의 말입니다. "이 인간이 왜 느닷없이 내 어머니를 암살하나 의아했다가도, 그 사람이 과거에 처절하게 배신당했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죠."
이 형식은 Neal Stephenson의 책 Cryptonomicon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스토리 작가 Ken Levine도 자신도 그 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것이 Orman의 설명이었죠.
Vengeance의 싱글 플레이어 캠페인은 야심 찬 스토리텔링으로 찬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Johnston에 의하면, 싱글 플레이어의 존재 자체가 프로젝트 전체에 문제를 초래했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예산이 적었는데, 게임의 예산 대부분이 싱글 플레이어에 투자됐어요." Johnston의 말입니다. "당시에도 그렇게 생각했던 기억이 있어요. '후, 왜 팀원 중에서 멀티플레이어를 작업하는 게 나 하나뿐이야?'"
그래서 Vengeance는 Tribes의 멀티플레이어를 크게 혁신할 수 없었습니다. Johnston은 Capture the Flag(CTF)에서 플레이어들을 빼내려고 본인이 '통합 게임 모드'라는 명칭의 모드를 구상했습니다. 이 모드는 플레이어가 게임 모드 규칙들을 합칠 수 있는 모드였습니다.

"CTF가 인기 게임 모드라는 사실이 Tribes의 발목을 잡고 있어요." Johnston의 말입니다. "협동이 덜 필요하고, 너무 맵이 넓고, 이해하기 힘든 모드죠… 그래서 그 모드의 틀을 깨고 혁신하고 싶었어요." 슬프게도, Johnston는 모든 혁신 시도가 결국 실패했다고 말합니다. 결국 Vengeance는 고정된 게임 모드를 가지고 발매되었습니다. '시간이 되는 한 CTF를 최대한 개선하자'는 게 주안점이 되었습니다.
Tribes: Vengeance는 2004년 10월에 출시됐습니다. 비평가들에게는 대체로 좋은 평을 받았지만, 상업적으로는 실패하고 맙니다. 출시 후 얼마 되지 않아 Vivendi는 Tribes: Vengeance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아쉽게도, Tribes: Vengeance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Chey의 결론입니다. "순수한 싱글 플레이어 게임 아니면 순수한 멀티플레이어 슈팅 게임을 제작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다행히 요즘은 게임이 싱글이나 멀티 중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훨씬 보편화된 것 같습니다."
Hi-Rez와 Tribes
Tribes: Vengeance가 실망스러운 매출을 올린 후, Tribes 시리즈는 8년 동안 잠잠했습니다. 그러다 2010년쯤에 알파레타에 위치한 Hi-Rez Studios가 Tribes 라이선스를 구매했습니다.
Hi-Rez 스튜디오는 스스로 Rapid Application Development(RAD)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스튜디오는 항상 실험을 거듭했죠." Hi-Rez Studios의 전직 게임플레이 부사장 Mick Larkins의 말입니다. "일찍 내놓고 실험하는 게 우리 DNA입니다."
Hi-Rez는 Tribes: Ascend에서 무료 플레이 모델을 실험하고자 했습니다.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는 Tribes 게임이 있으면 더 광범위한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계산이었습니다.

이동을 비롯한 이 게임의 핵심은 Irrational의 Tribes: Vengeance 작업에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전반적 디자인의 골자는 네 가지 원칙이었습니다.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가는 것은 재밌어야 한다는 것, 투사체 무기로 스킬샷을 장려하는 것, 경관이 환상적인 것, 멀티플레이어에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Hi-Rez는 모든 Tribes 팬이 믿어 마지않는 대로 Ascend가 큰 성공을 거두길 바랐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좋은 게임을 만들면서도 기존 커뮤니티를 외면하지 않는 아슬아슬 외줄 타기를 해야 했죠.
이를 위해 Hi-Rez는 기존 Tribes 게임에서 두 가지를 바꿨습니다. 첫째, 기존 Tribes 게임에 있었던 복잡한 실내 공간을 거의 없애고 맵의 대부분을 실외로 디자인했습니다. 둘째, 플레이어가 전투 중에 즉각 쓸 수 있는 선택지를 주기 위해 히트스캔 무기를 더 추가했습니다.
"전투 중에 제트팩과 스키의 환상적 발레 때문에 처치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지면, 좋을 때는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많은 플레이어에게는 너무 어렵게 느껴지죠." Larkins의 설명입니다.
Tribes: Ascend는 2012년 2월에 출시됐고, 처음에는 히트였습니다. "우리가 지금껏 만든 게임 중에서 제일 평이 좋은 게임일 겁니다." Larkins의 말입니다. 하지만, Tribes: Ascend에 플레이어 유입을 촉진했던 무료 플레이 모델은 게임이 몰락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런 류의 게임에 맞는 모델이 아니었어요." Larkins의 말입니다. "사람들이 다양한 총을 사용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을 가지고 더 많은 총을 잠금 해제하면서 유의미한 게임플레이를 즐길 줄 알았죠." 하지만 Hi-Rez는 무기 잠금 해제 과정이 만족스러울 만큼 무기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Spinfusor, Chain Gun, 기타 몇몇 총이 하나씩 있으면 그것들의 변형을 얻어 봤자 게임플레이가 그다지 바뀌지 않습니다." Larkins의 지적입니다.
플레이어 수는 꾸준히 줄어들었고, 2013년 7월이 되자 Hi-Rez는 재정적으로 Tribes: Ascend 개발을 지속하기 힘든 상태가 되었습니다. 2015년에 Tribes: Ascend를 되살리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고, 2016년 9월 패치가 게임의 마지막 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Tribes 3: Rivals
하지만 Hi-Rez는 Tribes를 아주 포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2019년, Hi-Rez는 자매 스튜디오 Prophecy Games를 차립니다. Hi-Rez의 창립 이념이자 뿌리였던 RAD로 돌아가려는 시도였죠. Tribes로 돌아간 Prophecy Games는 Tribes 2의 직접적 속편인 Tribes 3: Rivals를 최근에 데뷔작으로 발매했습니다.
Prophecy는 Rivals에 Tribes의 뼈대를 적용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시도했습니다. 기존 방식의 이동과 총기 사용이 가능하되, 팀이 더 작고 무기 명단이 더 빡빡하고 맵이 더 좁았죠. "128인 전투는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이 맵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지점에서 그보다 소수 인원으로 뭉치는 걸 봤거든요." 맵의 크기가 줄었을지언정, 결코 맵이 작지는 않다고 Larkins는 강조합니다.

Ascend가 그랬듯, Rivals도 빠르게 개발되어 '공격적 알파 및 베타 테스트'를 거쳤습니다. Ascend와 달리, Rivals는 얼리 액세스 게임으로 출시됐습니다. Prophecy Games는 플레이어들이 Tribes 게임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데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으려는 심산이었죠.
"가령, 우리가 많이 테스트한 것 중 하나는 '이 게임에 모드가 몇 개나 있어야 하는가?'였어요." Larkins의 말입니다. "패치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게임 모드를 도입하고, 시험해 보고, 빼기도 하고, 다시 넣기도 했죠." 그에 더해, '특정 요소를 바꾸고 싶은 사람들이 그럴 수 있도록 커스텀 게임에 최대한 많이 노출하는 것'이 Prophecy의 바람입니다.
Rivals의 얼리 액세스 로드맵에는 전형적이고 예측 가능한 업데이트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신규 맵과 무기 등입니다. (그러나 Ascend에 있었던 수백 가지 소소한 변형 무기는 추가되지 않을 것이라고 Larkins는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뿐 아니라, Prophecy는 Tribes 게임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진화의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테스트 주간에 Prophecy는 플레이어가 Spinfusor의 공중 직접 타격으로 다른 플레이어를 처치하는 이른바 'Blue Plate Special'의 난이도를 확 떨어트렸습니다. "처음 5분은 재밌었는데, 금방 재미없어지더라고요."

Starsiege: Tribes 출시 26년 후, Tribes 3의 실험적 얼리 액세스는 이 시리즈가 여전히 똑같은 근본적 질문에 시달린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 슈팅 게임은 왜 하는 사람만 할까요? 어떡해야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고도 Tribes 게임이 될 수 있을까요?
Youngblood에게 이는 단순한 문제입니다. "배우고 마스터하기 쉬운 게임이 아니에요." Youngblood의 말입니다. "실력이 중요하고,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실력 차가 심하죠."
이 주장에는 Jon Chey도 동의합니다. "물론 Counter-Strike 같은 게임도 실력이 아주 중요하지만, 초보자와 전문가 사이 간극이 그렇게까지 심하지 않아요." Chey의 말입니다. "Counter-Strike에서는 운이 좋으면 초보자가 고수에게 한 방 먹이거나 잘하면 해치울 수도 있지만, Tribes에서는 그게 어렵습니다."
Johnston에게 이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Johnston이 느끼기에 Tribes 전투의 문제 중 하나는 맵이 너무 넓은 탓에 다들 서로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게임이 '개미 싸움'처럼 느껴진다는 겁니다.
"협곡이나 골짜기 정도의 스케일을 시도해 보면 어떨까 싶어요." Johnston의 말입니다. "속도감은 여전히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싸움터가 어디인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실 국한된 지역이거든요. 가까이서 보면 디테일이 훨씬 살아있고, 전투 중에는 적이 빠르게 움직이지만 거리가 더 가까운 거죠."
Larkins는 여러 아이디어가 있고, 그중 일부는 Prophecy Games가 현재 실험 중입니다. 하지만 Larkins는 Tribes의 난점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고민합니다. 어렵다는 평판을 등에 업고 굉장한 인기를 끈 게임이라면 전에도 많았으니까요.
"플레이어가 '한 번 더'를 외치게 해야 해요." Larkins의 말입니다. "80년대에 Super Mario Brothers 플레이어들이 죽으면 외치던 말이 그거였죠. '한 번 더.' Dark Souls도 마찬가지예요. '한 번 더.' 멀티플레이어 슈팅 게임을 할 때도 이기든 지든 '한 번 더'를 외치게 되죠."
"그게 우리가 게임 개발자로서 지향하는 겁니다."
Tribes 3: Rivals는 Epic Games Store에서 얼리 액세스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