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D A MNESIA EXHIBITION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Radiohead의 모든 앨범, 싱글, 라이브 쇼, 데모를 들어보셨고, 모든 비디오, 클립, 웹캐스트도 보셨고, Radiohead Public Library의 아트워크, 가사, 데드에어(dead air), 미노타우르스를 몇 시간이고 스크롤링하면서 뒤져보셨더라도 아직 KID A MNESIA EXHIBITION에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도 다 해봤거든요. 그런데 준비가 안 되었더라고요.
제가 바로 그 열렬 Radiohead 팬 중 한 명입니다. 공식적으로 곡이 출시되기도 전에 가사를 다 알고 있는 그런 유형의 팬 말이에요. 그런 저마저도 이 전시의 어두우면서도 장난스러운 세계에 놀랐습니다. 이 전시는 최근 Kid A MNESIA 릴리스에 담긴 음악과 예술로부터 영감을 얻은 방, 복도, 공간의 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a memory palace of half-remembered, half-forgotten sessions & unreleased material(반쯤은 기억되고, 반쯤은 잃어버리고, 공개되지 않은 자료들로 이루어진 기억의 궁전)"인 Kid Amnesiae와 함께, 약 20여 년 전의 앨범들인 Kid A와 Amnesiac의 재출시도 포함됩니다.
참 묘한 곳이죠. 빨간색 문을 향해 스케치한 숲속을 휘청거리며 나아갑니다. 그 안에서 나를 환영하는 것은 깜빡이고 번진 벽으로 이루어진 복도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이 벽들은 RGB 픽셀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내 주변을 온통 감싸는 것은 끊임없이 리믹스되는 듯한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 전시 내내 Radiohead의 음악이 내 주변에서 맴돕니다.
저는 Kid A와 Amnesiac의 모든 음표 하나하나, 숨결 하나하나에 대해 머릿속에 완전하게 만들어 놓은 지도가 있답니다. 그런데도 이 기이한 밸러드풍 공간의 전시장에서 완전히 길을 잃고 말았죠. 예술 작품들이 틀 안에 앉아 있으면서도 벽 안으로 할퀴고 들어가는가 하면 내 앞에 우뚝 치솟은 파노라마처럼 생명을 가지기도 합니다. 어느 시점에선 노래 세 곡이 저를 유괴해서는 구겨지는 아트워크들 사이에서 마지막 화음이 울릴 때까지 떠다니게 하더군요. 그러더니...
아니, 잠깐만요. 이제 그만 하죠. 놀라움이 스며있지 않은 공간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가이드가 지껄이는 말 없이도 스스로 체험해 보셔야 해요. KID A MNESIA EXHIBITION을 직접 탐색해 보세요. 하지만 천천히요. 여기에 도착하셨습니다. 이제 정말 시작되는 거예요.
KID A MNESIA EXHIBITION이 Epic Games Store에서 무료로 지금 출시되었습니다.